문득 회사를 떠나 개인 서비스 개발자로 전향하면서 겪은 경험을 나누고 싶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의 나
회사 생활 때는 개발 실력이 정말 중요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개발 실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죠. 사실 개발 하나만 파도 끝없이 배울 것이 있어 그것만으로도 정신없이 바빴던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안드로이드 개발로 입사하여 서버 개발로 중간에 전향하게 되면서 더욱 배워야할 것들이 넘처나게 되었습니다. 개발 경력 2~3년차에 서버 개발자로 전향하게 되면서, 나는 "나의 입지는 어디지?", "신입인가 아니면 경력자인가...", "월급은 같은데 대우가 같다도 되나? 나 아직 서버 하나도 모르는데...."와 같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저를 괴롭혔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초반에는 회사에서는 회사일 열심히하고 퇴근후에는 정말 열심히 회사일을 잘해내기 위한 개발 학습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 서비스의 세계: 넓이의 중요성을 깨닫다
개인 서비스를 시작하고 보니 세상이 전혀 다르게 보이더군요. 단순히 안드로이드로 간단한 개인 앱을 만들던 때와는 달리, 조금 더 심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려니 개발은 기본이고 최소한의 제대로 된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영역의 지식이 필요했습니다.
커뮤니티 서비스를 처음 개발하고 출시했을 때의 경험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리 앱의 퀄리티를 높이고 멋진 기술을 입혀도 유저들이 찾아주지 않더군요. 처음에는 막막해서 앱을 방치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개발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때 비로소 '아하!' 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전략을 세웠습니다. 작은 것부터, 그리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고요. 전혀 모르는 마케팅도, 기획도 한 단계 한 단계 조금씩 배워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꾸준히 실천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습니다. 개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모든 것을 깊게 파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우리에겐 단 하나의 몸뿐이니까요. 모든 분야는 깊이 파고 내려가려면 끝이 없습니다. 제 상황에는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적당함'이 필요했습니다.
실제로 개발외에 다른 것들을 신경쓸수록 내가 만든 서비스가 알려지고, 유저들이 사용하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적당함'을 유지한 채 넓은 영역을 파는것이 당장은 비효율적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되겠다고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느리지만 천천히 여러 분야를 넓게 파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는 한 분야를 깊게 파야 인정받고 안정감을 느꼈다면, 개인앱 서비스는 얕더라도 여러 영역을 파는것이 수익도 증가하고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는게 신기했습니다.
끊임없는 학습
물론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때로는 거대한 산을 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죠. 전문 분야가 아닌 일을 하다 보니 "이게 맞나... 저게 맞나...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와 같은 끊임없는 의심과 싸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이 가장 힘든 법이겠거니 하며 그냥 생각을 비우고 꾸준히 실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기고, 새로운 영역에서도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개발 외의 분야들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훨씬 수월해질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믿음으로 오늘도 저는 각 분야를 조금씩, 얇게나마 파내려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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