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후.
준호는 집 베란다에 마련한 작은 작업실에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전경이 석양에 물들어 있었다. 그의 세 번째 앱 '크리에이티브 마인드'가 드디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규모 언어 모델 적용은 이 부분이 마지막인 것 같아요," AI 비서 '나무'가 화면 한쪽에서 말했다. 준호가 직접 개발한 AI 비서였다.
"그래, 고마워 나무야," 준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지난 1년간 세상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변화했다. Anthropic의 Claude 4.0, OpenAI의 GPT-5, Google의 Gemini Platinum까지, AI 모델들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준호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예전 회사 팀장이었다.
"준호 씨, 잘 지내고 있죠?"
"네, 팀장님. 어떻게 지내세요?"
팀장의 목소리에는 피로감이 묻어났다. "우리 회사 개발팀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AI 시스템으로 대체된 포지션이 많아졌거든요."
준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정말요? 생각보다 빨리 일어나는군요."
"당신이 그때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아요," 팀장이 한숨을 쉬었다. "사실... 개인적인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요. 나도 무언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준호는 미소를 지었다.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에요. 하지만 제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AI는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예요."
대화를 마친 후, 준호는 작업실 창가에 서서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앱들은 이제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었고,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AI와 함께 일하는 법'에 대한 그의 글과 강연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었다.
그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메일함에는 스타트업 투자자로부터 온 미팅 요청이 있었다. '1인 개발자의 AI 활용 성공 사례'에 관심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무야, 내일 일정 좀 확인해줄래?"
"내일은 오전 10시에 새 앱 프로모션 회의가 있고, 오후 2시에 개발자 커뮤니티 웨비나가 있어요."
"고마워. 그럼 저녁 6시에 이 투자자와 미팅을 잡아줘."
준호는 편안한 마음으로 코드를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가 두려워했던 미래는 부분적으로 현실이 되었지만, 그 속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만드는 법을 배웠다.
인공지능과의 경쟁이 아닌, 공존하는 법을 깨달은 것이다.
그 해 겨울, 준호는 서울의 한 컨퍼런스 센터 무대 위에 서 있었다. '인공지능 시대의 개발자 생존법'이라는 제목의 키노트 연설을 맡은 것이다.
"두 해 전, 저는 AI의 발전 속도에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는 객석을 향해 말했다. "그래서 회사를 떠나 홀로서기를 선택했죠."
청중 속에서 민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옆에는 예전 직장 동료들이 몇 명 함께 앉아 있었다.
"지금도 AI는 계속 발전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일자리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준호는 잠시 말을 멈추고 객석을 둘러보았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에게는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창의성, 공감, 도전 의식, 그리고 직관... 이런 능력을 AI와 결합할 때, 우리는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열 수 있습니다."
준호의 화면에는 그가 지난 2년간 개발한 앱들과 프로젝트들이 슬라이드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일하는 작은 팀의 사진도 있었다.
"제가 오늘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AI를 두려워하지 말고, 함께 성장하는 법을 배우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만의 독특한 시각과 가치를 잊지 마세요. 그것이 바로 우리가 AI 시대에도 계속해서 필요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강연이 끝나고 많은 개발자들이 준호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그중 한 청년이 물었다. "정말 1인 개발자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저는 아직 주니어 개발자인데, 미래가 두려워요."
준호는 미소를 지었다. "저도 여전히 배우는 중입니다. 확실한 것은 없어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AI는 도구입니다. 망치가 대장장이를 대체하지 않듯이, AI는 창의적인 개발자를 대체하지 못할 거예요. 중요한 건 그 도구를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하느냐입니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준호는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았다.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했지만, 그는 이제 그 불확실성을 두려움이 아닌 가능성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변화의 파도를 거스르려 하기보다, 그 파도 위에서 서핑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생존의 비결이었다.
https://soulduse.tistory.com/164
GPT와 나: 개발자의 새로운 여정 - 1
김준호는 모니터 앞에서 고개를 들었다. 오후 3시, 사무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그의 키보드 위로 흘러내렸다. 그는 자신이 방금 마주한 화면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이게... 정말 가능한
soulduse.tistory.com
'AI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GPT와 나: 개발자의 새로운 여정 - 1 (8) | 2025.03.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