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4년도 한 해를 돌아보며 제가 겪었던 변화와 성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어쩌면 2024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은 변화와 도전이 있었던 해였습니다. 올 한 해 주요 변화와 성과를 정리해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것 같네요.
육아와 개발의 균형 찾기
개발자로서의 삶과 한 아이의 부모로서의 삶을 병행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밤잠을 줄이고, 아이가 잠든 시간을 활용하며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필수였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집중력과 생산성이 향상되는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가 잘 때 시간을 활용하지 못하면 개발을 온전이 100% 집중해서 하기 힘들었죠. 그래서 아이가 깨기전보다 1~2시간은 일찍 일어나서 일했던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나면 너무 일찍일어난 탓인지 졸음이 쏟아져 거의 일주일에 3~4일은 낮잠을 1~2시간씩 잤던것 같네요. 이러한 과정들이 있다보니, 어떻게든 짬나는 시간이 생길때 마다 밀도 있게 사용하려는 노력을 했던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연습이 후에 매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게 아닌, 조금더 집중있게 할 수 있는 훈련의 시간이 된것 같습니다.
새로운 터전으로의 이동
속초에서의 2년은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시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회사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말이 떨어지자 마자 넘어간 속초였는데, 퇴근 후 날씨가 좋으면 아내와 함께 간단한 캠핑 장비와 먹거리를 사서 바다와 청초호수를 바라보며 낭만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너무 앞만 바라보고 달리던 저에게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준 도시였죠. '이런 게 행복이구나'라고 느끼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중간에 아이가 태어나면서 많은 낭만을 끝까지는 즐기지 못하게 되었지만요. 🤣 더 큰 행복을 얻게 되었습니다. 🥰)
수영의 계절이 찾아오고, 너무 날씨가 좋을때면 가끔 오후 반차를 쓰고 수영하러 간 것도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속초라는 도시의 특성상 저와 같은 사람들을 찾기가 어려웠고, 새로운 자극이나 동기 부여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여유로운 바닷가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경기도로 이사를 결정한 것은 더 큰 도약을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 기간도 있었지만, 이는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퇴사와 재정적 도전
23년 5월 아기가 태어난 이후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했고, 올해 6월에는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개인 앱 개발자로서의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월급이 없는 1년 6개월은 불안하고 두려운 시간이었지만, 이 시기는 오히려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성장을 이뤄낸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난 회사 생활을 떠올려보면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정말 많이 배웠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약 7년이라는 시간은 제가 더욱 건강한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MBTI 극 P인 성격 탓에 일할 때 계획성이라곤 전혀 없었고 실력도 바닥부터 시작했기에, 회사라는 경험을 거치지 않았다면 예전의 나태하고 무계획적인 삶을 지속했을 것 같습니다. 참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저만의 일을 하며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삶을 더욱 갈망하였기에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퇴사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같이 열정적으로 일했던 많은 동료분들이 생각나네요 🥺)
폭발적인 생산성과 성과
100개 이상의 앱을 개발하고 출시하였습니다. 이로써 누적 350개가 넘는 앱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성과가 나지 않아 내리거나 버린 앱 모두 포함).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코드를 작성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느낀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 앱들이 모여 이전 직장 월급의 2~7배에 달하는 수익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올해 6월까지는 육아 휴직 중이었고, 그 이후로는 퇴사하여 올해를 마무리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올해는 제 모든 시간을 나의 성장을 위해, 퇴사에 따른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을 위해 온전히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 초 1~2월만 하더라도 앱 수익이 기존 직장 월급의 1~2배 정도였기에 퇴사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앱으로 얻는 수익이 월급처럼 고정적이지 않았기에 최악의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죠. 처음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컸지만, 앱의 개수가 늘어나고 많은 실패를 거듭할수록 더 나은 방법을 하나씩 찾아갈 수 있었고, 서서히 불안함이 자신감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퇴사를 결심하기 한두 달 전쯤에는 '이대로라면 오히려 망하기가 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퇴직금이라는 든든한 안전망까지 더해져 현재 수준만 유지해도 생활에는 문제가 없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렇게 하루 최소 8시간에서 12시간 이상, 어쩌면 회사 다닐 때보다 더 열심히 코딩에 매진했고, 크고 작은 성과들이 하나둘씩 쌓여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기록과 공유의 가치
혼자만의 개발 여정을 이어나간다는 것, 1~2년이면 모르겠지만 회사 생활과 개인 앱 개발까지 포함하면 이때가 약 6~7년이 된 시점이라 끝이 보이지 않는 곳을 계속해서 실패하며 간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과 고독감을 동반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끔씩 작성하던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저의 솔직한 이야기와 경험,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감정들을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했고, 올해는 가장 많은 블로그 글을 작성한 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블로그 활동은 큰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경험을 꾸준히 기록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관심을 보여주셨고, 특히 퇴사 후 작성한 글이 큰 호응과 바이럴이 되면서 인생에서 처음 경험하는 높은 블로그 트래픽을 기록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강의, 강연, 인터뷰, 출판 제의, 다양한 분들과의 커피챗 등 많은 기회가 한꺼번에 찾아왔습니다.
https://soulduse.tistory.com/138
https://eopla.net/magazines/18561
https://www.youtube.com/watch?v=XYR2-_H4PzI
그렇게 처음에는 커피챗을 시작으로, 글쓰기로 유명하신 조쉬님과 인터뷰도 진행하였고 인터뷰한 글은 조쉬의 뉴스레터와 EO planet에 게재되었습니다. 해당 글은 꽤나 오랫동안 EO planet에서 오늘 많이 본 아티클 1위에 머무르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https://eopla.net/magazines/23015
글을 적는 와중에도 생각해보면 블로그 글 하나가 나비효과가 되어 정말 많은 일들이 저에게 일어난 것 같아 아직도 얼떨떨한 것 같네요. 이래서 인생은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게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요. 🤭
새로운 영역에 도전
전 늘 이러한 마인드로 살아왔기에 조용히 혼자서 돈 버는 것을 추구해오며 살고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이런 관심을 처음 받는 거다 보니 얼떨떨하면서도, 이러한 관심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감정을 처음 느끼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도 이왕 열심히 하기로 한 거, 나 같이 힘든 시절을 겪고 있을 누군가가 나의 글을 보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제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모두 블로그에 담기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했고, 좀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방식으로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으로 강의를 제작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마침 블로그를 보고 여러 강의 플랫폼에서 강의 제작 제의를 해주신 터라, 평소 앱 개발에만 집중하던 제게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가르쳐본적도 없었을 뿐더러, 영상을 찍어본적도, 편집해본 경험 또한 전무했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이 느껴져서 그냥 하지말까를 수없이 고민했었습니다. 그리고 나만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부분 또한 강하게 강의를 만들면 안된다고 마음의 소리가 외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이유로 도전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1. 그동안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만의 생각과 사고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로) 개인 앱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단 한 번도 머릿속에 담긴 생각들을 정리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참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2. 막연히 안 해본 영역이라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3. 과거의 저와 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1인 개발자 또는 예비 1인 개발자분들이 꽤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구글링을 해봐도 관련해서 팁이나 자료가 정말 많이 없었기에 막연하게 직접 부딪혀보고 깨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실패하고 개인 앱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포기하시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와 경험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그동안 앱 개발로만 수익을 창출해왔는데, 새로운 영역에서의 수익화에 도전하는 것도 하나의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았습니다. 개발자로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보는 것이 기대되었습니다.
이렇게 1달간의 강의 커리큘럼 제작, 상세 내용 구상, 상세 페이지 제작, 전체적인 방향성과 기획을 진행하였고, 이후 추가로 1달간은 영상 촬영, 편집의 반복이었습니다.
해당 기간 동안 강의 제작과 함께 앱 개발도 병행하였는데, 둘 다 잘해내기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둘 다 애매한 상황이 펼쳐질 것 같아 최대한 강의 제작에 집중하여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고, 첫 기획부터 시작하여 출시까지 약 2달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24년 11월 15일 출시하고 24년 12월 31일 기점 598분이 강의를 수강해주셨습니다. 🙇♂️🙇♂️
처음 시도한 영역인데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생 첫 강연
그동안 다른 분의 강연은 정말 많이 듣고 참여했지만, 누군가 앞에서 발표해본 적이 대학교 시절 이후 처음이라 해도 무관할 만큼 경험이 없었습니다. 처음 조쉬님이 제안을 주셨을 때 너무 긴장되고 안 해봤기에 마냥 두려움이 존재하여 안 할까도 싶었지만, 이 또한 하나의 도전이라는 생각에 "내가 안 해봤고 처음이니 이런 두려움이 느껴지는 거겠지? 한번 시도해보자"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고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https://solpcon.framer.website/
발표는 처음에는 100명 정도 규모라서 그것 또한 굉장히 부담되고 상상만 해도 떨렸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분들이 컨퍼런스에 참여해주셨고 심지어 참여 대기 인원이 참여자보다 더 많아지는 상황이 펼쳐지는 바람에 더 큰 강연장으로 대체 이관하여 400명 규모로 강연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
이왕 이렇게 된 거 100명이나 400명이나 비슷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열심히 어떤 내용을 발표할지 구상하고, 발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분들처럼 스크립트를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발표하는 것은 저 같은 생초짜에겐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스크립트를 보면서라도 최대한 절지 않고 열심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https://soulduse.tistory.com/62
생각해보면, 17년도에 개인 앱 개발 세미나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 당시 케빈님의 발표를 듣고 충격을 받고 그 이후 완전히 다른 마인드셋을 가지고 지금의 저에 다다를 수 있었는데, 제가 한 그날의 발표가 저에게 정말 뜻 깊었던 것은 17년도에 케빈님이 발표한 인트로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떨려서 약간 절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긴장이 풀리면서 그 자리 자체를 즐기게 되는 신비한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은 분들이 좋은 질문들을 해주셨는데 많은 질문에 답변을 했지만, 시간 관계상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못해드린 부분이 한편으로는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 부분은 조만간 날을 잡아 질문에 제가 답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모아서 블로그를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
강연 연사로서의 경험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제 경험과 지식을 다른 분들과 나누는 과정에서, 제가 걸어온 길이 누군가에게 영감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고, 저 또한 과거 참여한 컨퍼런스에서 영감을 받아 현재에 다다를 수 있었기에 참여해주신 분 중 누군가는 저와 같이 제 2의 프로그래밍좀비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퇴근 시간을 뚫고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주관해주신 조쉬님과 함께 해주신 재호님, 빈센트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기술적 성장의 기록
깃헙 활동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제 노력의 결실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였습니다. 매일의 작은 커밋들이 모여 큰 성과를 이루어냈다는 점이 하나의 큰 보람으로 남았습니다. 다른 해에 비해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준 커밋 그래프를 보면서, 정말 열심히 달려온 한 해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2024년은 제게 도전과 성장의 해였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불확실성에 맞서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 결정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성장하며, 이 경험들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이제 새로운 2025년이 다가왔습니다. 2025년에는 더 많은 앱을 만들고 그로 인한 수익도 더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강의는 여러분의 소중한 피드백을 반영해 더 나은 퀄리티로 발전시켜 나가려 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슬랙 커뮤니티도 운영해보고 싶네요.
설렘과 기대로 가득한 2025년이 기대됩니다. 2024년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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