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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

MBTI 극 P 성향의 개발자(feat. 육아휴직)

by soulduse 2023.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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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특징중 모든건 일치하지만 지구력은 정반대인 나.(끝까지 한다!)

관심사가 넓고 얕다, 호기심이 많다.

  원래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는 안드로이드 개발로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앱 개발로 첫 회사를 다녔고, 두번째 회사에 와서는 안드로이드로 앱 개발 자로 지원하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원해서 서버 개발로 커리어를 쌓고 있다. 정말 얇고 넓게 개발 지식을 쌓아나갔는데 왜 그렇게 갈피를 못잡고 이것저것 다 해보고싶었는지 모르겠다. Php부터 시작해서 Java, Kotlin, JavaScript, React, Angular, Android, Flutter, Python, Spring, 등등... 관심있는 분야는 다 쪼금식 찝적대며 찍먹을 해봤던것 같다. 솔직히 기술을 하나만 제대로 깊게 파기도 힘든게 사실이라 객관적으로 판단했을때 나의 개발 실력의 깊이가 그렇게 깊진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다양한 분야를 맛(?) 보아서 인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할때는 확실히 편한 상태가 되었다. 예를들어 서버 API개발을 할때 Client 사이드를 많이 경험해봤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API 디자인을 하면 편할지, 어떻게 커뮤니티 하면 편할지 잘 알게 됐달까? 개인앱 개발할 때도 웹 개발, 앱 개발, 서버 개발, DB 설계 모두 혼자 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앱을 하며 디자인, 마케팅도 다 알아서 해야하다보니 누군 개발자와 디자이너 또는, 개발자와 기획자가 상극이라고 하던데 회사에서 일할때 기획자, 디자이너와도 금방 친해지고 일할때도 합이 잘맞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 또는 상급자에게)

 

나는 항상 일을 벌리면서 하는걸 좋아(?) 한다. 

  회사에서는 기획자가 "이거 해주세요!" 라고 하면 한술 더떠서 추가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예전 같으면 대책없이 일을 키워서 마무리를 못하면 어떻하지? 라는 걱정을 할법도한데 이제 일을 많이 해서인지(짬이 생겨서인지) 일을 더 키우더라도 어느정도 전체적인 일정이 머리속에 대략적으로 그려진다. 결국은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잘 정리와 마무리가 되는것 같다.

내가 만들건데 뭐 어때? 조금더 더 재밌고 효율적인거 만들면 좋지!? 라는 생각으로 일을 자주 벌리게 된다.

그렇게 해야 시키는걸 그대로 하는게 아니라 조금더 주체적으로 일을 하는 기분도 들고 그래서인지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재미있다. 몰입도 자연스럽게 되면서 결론만 놓고보면 더 일정이 더 늘어날것으로 예상했으나 더 빠르게 마무리했던 경험이 많이 있었다.

 

난 정말 생각해보면 초등학생때 부터 극 P였던것 같은데, 방학숙제도 하루전날 몰아서 했고, 단 한번도 시험 공부를 미리 해본적 이 없고 초등학생때 부터 대학생때까지 모두 벼락치기 했으며(정말로 아무리 기억을 떠올려봐도 계획적인 공부를 한 기억이 없다..) 모든 일들은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못해 더이상 미룰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야 일을 몰아서 처리했다. 삶을 그렇게 살아오다보니 나중에는 마지막에 벼락치기 하는데서 묘한 스릴을 느끼는 단계까지 가게 되었는데(?), 힘든걸 알면서도 매번 미루고 벼락치기 하는 삶을 살아 왔던것 같다.

 

어떻게 개발자가 되었는지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단순히 게임을 좋아해서 컴퓨터 공학과에 가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개발자가 되었다. 🤣..... 그 어떤 상세한 계획도 없었던 내가 신기하다...

 

왜 그렇게 장황하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올해도 정말 다이나믹한 많은 일들을 벌였는데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2023년 벌린 일들

- 사랑스러운 아기가 태어 났다. (계획 임신 x)

-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육아휴직 6개월 신청 (무계획 육아휴직)

- 월급 없는 삶 시작. (현재 5개월째)

- 앱을 대략 20개는 만든것 같다.

- AI 관련 앱 만들기 위해 코랩을 사용하다가 느린속도에 빡쳐서 그냥 4090 컴퓨터 한대 장만했다. (400만원 가량...)

    - Ubuntu server 환경으로 시스템 구축하고 StableDiffusion 돌리는데 정말 고퀄의 사진도 20~30초 컷이다.. 후덜덜한 성능...!

- AI 이미지를 잘 그리는 오타쿠 아니 장인 분에게 연락하여 협업하게 되었고 콜라보한 앱 출시

- 얼마전 다시 육아휴직 6개월 연장 (총 1년)

 

더 황당한건 코로나 시절 재택근무가 활성화 되자마자 속초로 이사를 왔다. 무계획으로 그냥 2년 살수 있겠지? 하고 왔는데 거의 2년이 다 되어간다.(그것도 무려 주말에 속초 놀러왔다가 덜컥 계약을 했다.) 🤣🤣🤣🤣

 

 

휴직 한지도 이제 5개월 차에 접어들었는데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원래는 6개월만 육아휴직 하고 복귀할 계획이었으나 추가로 6개월을 연장하여 총 1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되었다. 육아도 제대로 해보고싶고 아직 출산 휴유증으로 힘들어하는 아내도 열심히 케어하고, 이참에 앱 수익을 극대화하여 기존의 패시브인컴 사이즈도 확실히 키워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인데 육아 휴직을 했지만 생각보다 정말 바쁘고 재미있는 생활을 즐기고 있는것 같다.

 

서울을 벗어나 속초에서의 삶을 잠깐 소개하자면..

- 공기와 산 바다가 너무 좋다.

- 집에서도 울산바위와 바다가 보인다..! 

흔한 거실에서 바라본 풍경 1 - feat. 설악산과 울산바위 흔한 거실에서 바라본 풍경 2 - feat. 수평선 바다

- 서울 보다 싼 가격으로 엄청 좋은 아파트에 살아볼 수 있다.

   AS-IS: 3억 2천 3룸 2화 20평 빌라(역과 멀리 떨어진), TO-BE: 3000/100 월세 신축 아파트 30평 3룸 2화 

- 사람과 차가 없고 너무 멋진 동네라는 것

차타고 5분 거리 에메랄드 바다 집에서 도보 7분 거리 앞 바다

- 각종 싱싱한 해산물과 물고기도 정말 많이 잡고 먹었다. 수영은 덤..! (비싼 멍게와 해삼, 전복을 너무 많이먹어서 질릴 정도가 되다니..!)

- 분명 둘이 왔는데 넷이 되었다. 

+1 아기 +1 강아지
아기때 모습

- 조금만 가도 멋진 쉼의 공간들

시력보호 처리

 

 

직장을 가지 않는 삶이란...?

회사를 퇴사한건 아니고 장기 휴직을 사용한 상태이지만, 퇴사한 삶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는데 많은 삶의 루틴과 방식이 바뀌었다.

1. 회사 일을 하지 않는다. (출퇴근 시간 + 회사 업무시간 = 약 9시간이 확보 되었다.)

2. 주말 개념이 사라지고 휴일을 마음대로 정한다.

- 속초도 주말에는 서울만큼 까지는 아니지만 매우 복잡해진다. 따라서 우리 부부의 주말은 월, 화로 지정하고 그날 쉰다.
- 평일날 놀기 때문에 식당, 바다, 카페 어딜가나 좋은 명당은 우리차지이다.(숙소도 평일이기 때문에 훨씬 저렴하다.)

3. 사실 월급이 없어지니 생계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한다. 하루 최소 12시간 이상 코딩중...🔥

- 강제 결핍이 생기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각성 상태로 각잡고 코딩할 수 있는 좋은기회!
ex) 월급 없는데 돈 더벌어서 아기 더 좋은거 입히고 더 좋은 분유 먹여야 하는데... 와 같은 결핍이 마구마구 생겨남. ㅋㅋ

올해 Github 잔디 그래프인데,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색깔이 짙어지고 촘촘해졌다 ㅋㅋ

4. 24시간 언제든 육아에 적극 참여할 수 있다.

육아를 해보니 회사를 다니면서 육아에 하시는 분들에 대한 엄청난 존경심(?)이 생겼다. 모든 육아엄빠들 파이팅!

5. 수면의 질이 매우매우 좋아졌다.

- 불면증과 수면장애가 있었고, 회사 다닐때는 하루 평균 4~5시간 정도를 잤다.
- 현재는 불면증과 수면장애가 사라졌고, 하루 평균 5~7시간을 자게 되었다.

6.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게 되었다.

AS-IS
이건 스스로에 대한 핑계인데, 직장에서 하루 1/3을 사용하고 난 이후인지라 퇴근후 밥도 먹고 하면
개인앱 개발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느껴서 늘 (개인앱 >> 운동)이 되다보니 운동 가기를 미루게 됐었다.

TO-BE
온전히 24시간을 나에게 사용하니 (개인앱 <= 운동)이 되어서 열심히 운동을 다니고 있다.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라면 24시간을 온전이 가족과 나의 발전 그리고 스스로 돈벌기를 강화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인데 처음 했던 걱정보다는 생각보다 꾸준히 패시브인컴이 늘어나게 되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결국 이전에는 회사에 하루 1/3 이상의 시간을 사용해 버려서 투자하지 못했던 시간을 오로지 나의 일에 사용하게 되면서 당연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수순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항상 늘 그랬듯 일을 벌리는 첫 단추는 무계획이었지만 앞으로도 불꽃 벼락치기로 멋진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어쩌면 이런 무계획인 극 P라서 개발자가 되었고, 현재에 다다를수 있지 않았을까. 아직은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건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건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건 꾸준함과 실행을 지속하면 언젠가는 멋진 사람이 되어있을거라는 확신이다.

 

계획이 없어도 좋다 일단 꾸준히 실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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